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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수단 보마!
10-01-18

 

여기는 ‘수단 보마’입니다.

 

 

지난 2009년 12월 13일부터 25일까지

약 50여 명의 후원 가족분들과 스텝들의 아프리카 방문이 있었습니다.

케냐, 수단 등지를 방문하며 사업장을 둘러보고, 아프리카 대학생들의 모임인

SAM(Student Arise Movement) 컨퍼런스까지 참석하고 돌아오는 일정이었습니다.

그중 수단 보마 사업장 방문기를 소개합니다.

 

 

12월 16일 새벽 6시다. 어제 20여 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온 팀들의 얼굴은 피곤함 보다는 기대감과 들뜬 마음이 가득했다. 마음 속 고대하던 먼 아프리카, 수단 땅으로 들어가는 아침이기에 모두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나이로비 윌슨 공항을 떠나, 국경 관문인 로키쵸키오(Lokichokio) 공항에 착륙했다. 장거리 비행을 위한 대형 민항기에 비해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세스나 14인승 비행기는 너무도 작았나 보다. 몇몇의 팀원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래도 착륙만큼은 달랐다. 아무런 유도장치도 없는 비포장 활주로에서 베테랑 조종사는 우리를 아주 사뿐히 내려주었던 것이다.

 

 

프로펠라가  미처 멈추기도 전에 비행기 주변에 몰려든 수단의 보마 사람들이 보였다.  지구상에서 가장 까맣다고 하는 수단 사람들이다. 지난 수년간 팀앤팀과 함께 했던 바로 그들을 보게 된 것이었다. 물이 없어서 죽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 들어갔었다는 이곳 보마 마을에는 곳곳에 물탱크가 보였다. 물동이를 지고 움직이는 여인네와 아이들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아마도 물동이의 무게보다 깨끗한 물을 확보하여 가족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이 더 큰가 보다.

수단 사무실에 도착하니 보마의 전형적인 집들과컨테이너가 있다. 이곳을 본부 삼아 팀앤팀 스텝들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날씨가 더운지라 모두들 물을 찾았다. 떠나기 전 개인당 1리터의 생수를 지급하였는데, 대부분의 물을 마셔버렸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풍토에 적응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작은 정수기를 통해 물들을 공급하여 항상 생수통에 가지고 다니도록 하였다. 그러나 서울에서처럼 언제든 마음대로 물을 마실 수 있던 환경은 아니다. 모두들 조금씩 물의 소중함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곳 보마 마을 3만여 주민들의 생수의 원천을 찾아 올라갔다. 수년 전 이곳에 와서 물을 어떻게 공급할까 함께 고민하고 찾아 헤매다가 발견했다는 샘물은 너무 아름다웠다. 조건 없이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바로 우리들 발걸음의 시작점이었다면 이 샘물은 사랑을 실제적으로 이곳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시작점이자 선물인 것 같았다.

 이티마을과 지에마을도 방문하였다. 너무도 깨끗한 마음과 눈빛을 가진 그들은 아주 옛날 방식대로 살고 있었다. 다만 과거에는 창과 화살로 마을을 지켰다면 지금은 총과 화살로 지키고 있는 차이와 밖에서 유입된 극소수만 입고 있는 약간의 의류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차이었다.

 

 

 

밤이 되자, 우린 모닥불을 피웠다. 모닥불도 아름다웠지만 무엇보다 밤하늘 가득한 별들과 은하수는 그냥 놀라울 뿐이었다. 이곳 밤하늘과 사랑에 빠진 나는 한동안 계속 밤하늘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바라만 봐도 행복한 것이 이곳 보마의 밤하늘이고 또 보마이다. 샘물 집수 장치를 만들고 10km의 파이프를 설치해서, 마을 곳곳에 저장탱크를 놓고 3만여 보마 사람들 그리고 함께 이들을 돕는 병원에도 물을 공급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였다.

이들은 우리와 똑같이 목마른 사람들이고, 똑같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물과 마을 공동체를 위한 건물과 교회를 건축한 우리들에게 그들은 진심으로 고마워하였고, 우리가 준 것 이상의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를 환영하였으며, 맑은 눈빛과 미소를 보여주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나는 눈과 호흡으로 담아온 것들이 너무 크고 감사하다. 아직도 보마에는 할 일들이 더 많다. 깨끗한 화장실 시스템, 우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집들과 다리, 최소한의 전기와 함께 학교 건물, 가르칠 교사들이 필요하다.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팀앤팀 김승환 본부장